iot에 대해서
내가 IoT를 대하는 방식에 대하여
누군가는 명령 하나만으로 불이 켜지는 것에 만족한다.
하지만 나는 그 불이 왜 켜졌는지, 어떤 조건이 맞았기에 작동했는지,
혹은 그 과정 중 반응이 느리거나 오류가 발생했다면, 왜 그런지까지 알아야 안심이 된다.
어떤 이들은 그걸 피곤하다고 말할지도 모른다.
나는 상용 플랫폼보다는 Home Assistant 같은 오픈 생태계를 선택했다.
SwitchBot이나 SmartThings는 확실히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방식이지만
IoT계가 춘추전국시대라 불릴 만큼 표준화되지 않은 통신방식 속에서,
Matter라는 새 표준이 나왔음에도 아직 지원 기기도 적고 안정성도 의문이 많다. 그래서 고른 방식은 널리 알려지 zigbee기기들로 구매하였다.
그리고 이 시스템에서 가장 중요한 기준은 언제나 같다.
속도, 반응성, 그리고 신뢰성.
사실 내 IoT 입문은 SwitchBot의 Bot이었다.
스마트홈의 ‘스’ 자도 몰랐던 나에게 처음 문을 열어준 기기.
센서를 붙이고, 커튼을 자동화하고, 허브를 사고…
그렇게 나만의 작은 IoT 세계를 원룸 안에 만들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 보니, 단점도 눈에 들어왔다.
SwitchBot은 iOS 단축어를 통한 고정된 명령어만 실행할 수 있었고,
자동화가 아무리 정교해도 2~6초의 딜레이는 피할 수 없었다.
특히 화장실에 들어갔는데 불이 켜지기까지 5초…
이건 진짜 답답하다.
반응이 느리다는 건 곧 내가 공간을 통제하지 못한다는 느낌으로 이어진다.
이건 내가 상상했던 IoT와는 완전히 다른 경험이었다.
그래서 난 로컬 제어를 우선하고, 클라우드 기반 시스템은 보조 수단으로만 남기기로 했다.
처음엔 Synology NAS에 Home Assistant를 설치해봤다.
생각보다 괜찮았고, 입문자에게도 꽤 적합한 구조였다.
문제는… NAS가 내 방이 아니라 다른 방에 있다는 것.
같은 네트워크에 있어도, 기기 연결 안정성이 확보되지 않았다.
결국 나는 N100 미니PC를 새로 구매했다.그래서 나는 미니PC에 우분투를 설치해본 적도 없었지만, 도전했다. 그 후 모든 시스템을 직접 구성했다.
Docker로 컨테이너를 묶고, Zigbee 동글을 사서 기기들을 직접 연결했다. ESP32 보드를 플래싱해서 블루투스기기들을 ESP32와 연동해서 센서들을 내 맘대로 다루는 환경을 만든 것이다.MQTT를 통해 제어할 수 있게 만들었다.
이건 단순한 소비가 아니라, 내가 구현해낸 창작 행위에 가까웠다.
모든 요소가 내가 설계한 흐름대로 작동했을 때, 나는 설계자에 더 가까운 사람이라고 느꼈다.
그 안에는 나만의 철학이 있고, 내 생활 리듬이 녹아 있고,
내 생각, 욕심, 통제 욕구 같은 내면의 감정도 들어 있었다.
누군가는 단순히 불이 켜졌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할 수 있다.
하지만 나에게는 그 불이 내가 예상한 그 타이밍 그대로 켜졌을 때에 만족감이 찾아왔고 행복으로 다가왔다.
IoT는 결국 나를 드러내는 거울이다.
내가 어떤 시스템을 만들고, 어떤 흐름을 설계하고,
어떤 상황에서 예외처리를 정의하느냐가
그대로 나의 사고방식과 삶의 태도를 반영한다.
그래서 나는 말하고 싶다.
스마트홈은 ‘스마트한 집’이 아니라, ‘생각이 담긴 집’이어야 한다고.
내집이 빠르게 반응하고,
내가 의도한 대로 동작하며,
문제가 생겨도 내가 수정할 수 있는 구조라면,
그건 단순한 기술을 넘어선다.
그건 내가 설계한 나만의 질서가 구현된 공간이며 나의 생각이 담긴 집이다.
그게 IoT에 대한 나의 방식이다.